‘보도방 이권’ 다툼 끝에 보복성 살인을 저지른 50대 조직폭력배가 구속기소됐다.

2일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조정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직업안정법위반죄 등으로 광주지역 보도방 업자 14명을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는 조직폭력배 A(57)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7일 오후 7시30분께 광산구 첨단지구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성매매 근절’ 촉구 성격의 집회를 준비 중이던 B(44)·C(46)씨를 흉기로 찔러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전 B·C씨와 ‘보도방 이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여년 전부터 보도방을 운영해 온 A씨는 업계에서 ‘해결사’로 통했다. 이는 A씨가 신규 보도방 업자의 유입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통제 방법으로 A씨는 유흥업소 종사자들 연락처가 저장된 ‘콜폰’을 사용했다.

신규 보도방 업자가 이 콜폰을 구매하려면 기존 사용자에게 300만원을 줘야 했는데, 이마저도 A씨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영업을 그만둘 때 콜폰을 인수하겠다는 이가 없으면 A씨에게 반납하고 300만원을 돌려받는 구조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한 신규 보도방 업자에게 300만원을 받고 콜폰을 넘겼으나, 해당 업자가 영업을 그만둔다고 할 때 3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얘기가 신규 업자 C씨와 그를 돕는 지인 B씨에게 흘러가면서부터다.

이를 두고 C씨 등은 “갈취·횡령”이라며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 다른 경쟁 업자들과 A씨를 성매매알선 혐의 등으로 신고하며 보도방 업계에서 내쫓으려 했다.

이 시기 A씨와 C씨의 갈등으로 인한 영업 차질을 우려한 유흥업소 업주들은 ‘상가번영회’를 조직, 접객원을 직접 고용하려 했다.

이를 위협으로 인식한 C씨 등은 지난달 6일 상가번영회 회장의 업소 인근에서 ‘불법 보도방 및 성매매 근절’ 집회·시위를 개최한 데 이어 A씨에게 전화로 ‘보도방 업자 갈취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A씨는 C씨 등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사건 발생 직후 검찰은 경찰과 함께 ‘보도방 이권’ 다툼 수사에 착수, 보도방 업자 14명을 직업안정법위반죄 등으로 우선 기소했다.

A씨도 지난 2020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보도방 운영으로 2억7천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안재영 기자